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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31 세상은 참 좁다. 우연이 만난 선생님 2

세상은 참 좁다. 우연이 만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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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 저녁이 예비군 훈련이라 하루 몽땅 공가를 내 놓고 놀고 있었습니다.

여동생이 이번에 결혼하면서 친구랑 같이 살기 위해서 부동산에 집을 알아봐달라고 했는데
마침 월요일에 전화가 왔더군요.
그래서 화요일 낮에 찾아가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화요일 낮...
약수역에 있는 부동산으로 찾아갔습니다.
역에서도 가깝도 평지에 있는 집이고 햇볕도 잘 드는 그런 집이라고 했습니다.
부동산에서도 100미터도 안떨어져 있어서 일단 집을 보러 갔습니다.

오~ 집이 괜찮습니다.
구조도 괜찮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시던 집이라고 했는데
40대 중반의 남자분이 앉아 계시더라구요.
근데 어디서 많이 보던 분입니다.
가만... 어디서 봤드라... 순간 고민이 시작 됩니다.

저는 대학교 이전에는 파주, 법원읍에 있는 율곡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학교 다닐 당시의 수학선생님이셨던겁니다.
중,고등학교를 다 그 학교에서 나왔었는데 제가 중학교, 고등학교 때도 그분에게
수학을 배웠었어요.
바로 그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살이 무지 많이 빠지셨더라구요.
원래는 뚱뚱하셨었고 담배도 많이 피시던 분인데
제가 고등학교 들어갈 무렵에는 담배를 끊으신다고 하시면서
금단 현상 있을 때는 수도가에서 물을 벌컥 벌컥 드시던 모습이 눈앞에 선합니다.

딱 생각나서 혹시 XXX선생님 아니세요?
하니깐 맞다고 할머님과 부인으로 보이시는 분께서 맞다고 하시네요.
선생님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시더군요. ㅎㅎ
"선생님~ 저 누구누구에요~" 하니까...
"오~ 너 여기 왠일이냐???" 하시면서 아직도 눈이 휘둥그레 하시네요.

한 6년전쯤 학교 그만두시고 학원 차리셔서 일하신다고 하셨었는데
알고보니 부모님이 약수동쪽에서 오랫동안 사셨다고 하네요.
그냥 생각없이 나오다 선생님 연락처를 받고 이야기를 조금 하니
부모님도 나이가 많으셔서 학원이랑 다 접고 부모님 모시고
여행이나 좀 다니시고 하신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나중에 연락하면 또 이야기 하자고 하십니다.

그동안 길가면서 우연히 누굴 만나본적은 수도 없이 많지만
생각치도 못한 자리에서 우연히 이렇게 만난적은 처음이었던 것같습니다.

조만간 연락해서 식사라도 대접을 해드리고 싶네요.. ㅎㅎ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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